두 편의 후기

Posted 2014. 12. 24. 03:08

앞에서 함께 해본 <실전: 레시피 수정> 어떠셨어요?

 

합체로봇레시피는 물의 함량이 75%였지만, 삼합 크림에 가까운 로션이 되어 있었을꺼에요

그리고 0.5%의 세틸 알코올을 쓴 변신로봇레시피로는 삼합 로션과 비슷한 점도의 로션이 되어있고요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비슷한 결과를 얻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킹 라이언입니다…^^

 

로션과 크림을 함께 만들어 본 게 겨우 다섯 번인데,

비슷한 재료로

매 번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때론 다르게때론 비슷하게...

로션과 크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러분께 알려 드리고자 했던 점은 한정된 재료로도 비슷한 점도의 로션과 크림을 만드는 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밖의 다른 점들을 체크해 보셨나요?

도대체 두 개가 뭐가 다른 거지?


 

네에~ 저도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이런 식으로 질문하시면 상당히 곤혹스럽더라구요

뭘 알아야 모르는 걸 물어보고, 뭘 알아야 다른 걸 찾아보지! ㅋㅋㅋ

 

삼합레시피로 만든 로션이나 크림보다 세틸 알코올이 포함된 로션이나 크림이 더 부드럽게 발라지고, 바른 후에도 더 부드러운 느낌이 오래간다고 느끼셨나요?

다들 그러셨죠?

그럼 왜일까요?


 

그 이유는 세틸 알코올의 특성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세틸 알코올은 유화제의 점도(thickness)를 증가시키는 점증제(thickener)의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했던 것처럼 묽은 로션을 뻑뻑~하게 해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분함량에 상관 없이 삼합크림과 합체로봇 (1% 세틸알코올) 크림이

그리고, 삼합로션과 변신로봇 (0.5% 세틸알코올) 로션이

각각 비슷한 점도를 나타내게 된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세틸 알코올에는 에몰리언트(emollient), 피부 컨디셔닝(conditioning)’이라는 또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세틸 알코올이 다른 오일 성분들 처럼 피부의 바깥에 얇은 막을 만들어서 피부가 공기 중으로 수분을 잃어버리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피부는 촉촉~함을 유지하고 보들보들~하게 되는 거죠

바로 이 특성 때문에 세틸 알코올이 들어간 로션이나 크림에서 더 매끈하고 촉촉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중에 따로 이 주제로 포스팅을 올려보겠습니다언제가 될런지…^^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기네요

아닌가요? 저만 그런가요? ^^ 


그게 뭐지?

 

예전 포스팅에서 삼합크림합체로봇 레시피를 잘 보시면 다른 점을 또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삼합 크림 (%)

합체 로봇 (%)

62.50 

75.00

FCO

30.00

19.00

세틸 알코올

0.00

1.00

e-wax

7.50

5.00

TOTAL

100.00

100.00

 

두 레시피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수분 함량 이외에도 오일인 FCO을 약 36.7% 적게 사용했고, 유화제인 e-wax역시 33.3% 적게 사용했어도 비슷한 점도를 가진 더 품질이 좋은 제품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왜 이 사실이 중요하냐!!!


 

만약, 우리가 집에서 슬쩍슬쩍 만들어 쓰는 게 아니고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입장이라 가정해 보죠.

비싼 오일의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30 g에서 19 g으로 줄이는 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만약 공장에서 3000 kg에서 1900 kg으로 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오늘보니 G마켓에서 15 kg짜리가 55,000원이니까… 4,033,333.3 원을 줄일 수 있네요.


만약에 FCO가 아니라, 아르간 오일이나 동백 오일이라면?

휴우돈이 관련이 되니까 느낌이 팍~ 오죠? ^^

 

또 하나는

유화제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유화제의 상당수가 합성 유화제에 속합니다.

아시다시피, 합성 유화제는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천연 유화제도 여러 종류가 있기는 한데

안정성과 유화력, 그리고 비용면에 있어서 아직은 합성 유화제를 따라잡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틸 알코올 1%로 유화제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다시 말해, 피부 트러블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세틸 알코올은 진짜 유화제가 아니면서도 보조 유화제로 사용되는 거랍니다.

 

게다가, 우리가 여기서 사용한 세틸 알코올은 미국의 환경감시 비영리 단체 ewg (www.ewg.org)에서 자체 설정한 유해지수도에서 안전한 것으로 평가를 받은 성분입니다.

이곳의 데이타 역시 이런저런 말도 있고 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이 곳의 수치를 신뢰하느냐-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 주세요.


 

세틸 알코올의 유해지수는 제일 안전한 ‘0(zero)’ 다음인 ‘1’입니다.

유해지수도는 높으면 당연히 안좋겠죠? ^^


 

, 이것으로 앞에서 함께 해 보았던 다섯 번의 <실전, 만들기!>를 통해서 여러분께 알려 드리고자 했던 것들을 끝냈습니다.

굵직굵직한 주제만 짚어보면

 

1.     수분의 양을 바꾸어 주는 것 만으로 제품의 특성을 다르게 할 수 있다.

2.     점증제의 첨가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앞으로는 꼬마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처럼 하나씩 하나씩 레시피에 들어갈 재료들이 늘어날 꺼에요.

여러분들이 하셔야 할 것은 그저 레시피를 따라서 만드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게 왜 들어가고그래서 뭐가 좋은지를 항상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져 보시라는 거에요.

 

, 이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저는 크리스마스부터 1 4일까지 그냥 주~욱 쉽니다

가족들하고 맛있는 거 먹고이번에는 처가어른 모시고 라스베가스나 다녀오려고요

도박에 취미가 있다거나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들려주면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다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요

며칠 안남은 2014년 정리 잘 하시고요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화목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