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이 더워? 그럼 시원~하게 만들어!

오늘의 주제는 ‘콜드 프로세싱(cold processing, 이후 CP)’입니다.

비누 크래프터이신 이웃분들은 ‘오호~^^ 요거요거 낯익은데…’하시겠죠?

같은 의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의미상으로는 비스~읏… ^^

 

먼저, CP가 무엇이냐…를 보기 전에…

전통적인 방식의 크래프팅을 생각해 보세요.

유화를 시키기 전에 꽤 높은 온도로 가열을 시키죠.

 

맞아…^^

 

일단, 가장 저렴하게 미생물과 다른 해로운 오염원의 살균과 소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예전 '함께 끓여 봅시다~'편에서 말씀 드렸죠?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제품 안의 여러가지 원료를 파괴하거나 효능을 감소시키는 단점 또한 무시할 수 없어요.

그래서 ‘고온 제조 공정’은 아무리 최신 무슨무슨 기술이 응용된 대단~한 원료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다소간의 효능 저하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품에 따라 수상층-유상층을 ‘가열’하고 유화시킬 때 ‘반응 온도’가 까다로운 아이들도 있고요…

 

거기다 더하기…’가열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우리같은 홈 크래프터들에게 가열이야 ‘냄비에 물 중탕…? 그까이꺼…’하지만…

만약 화장품 회사처럼 대량으로 만들어야 한다면…?

 

마지막으로, ‘가열’해서 유화시킨 후에는 반드시 ‘냉각’시켜야 한다는 거죠.

냉각시키는 과정의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이거이거 시간이 장난 아니라는 거…

 

그런데, CP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쉽게 말하면, CP는 전체 과정에서  가열과정만 ’쏘~옥’ 떼내어 버린 방법인데…

 

쏘~옥~

 

기본적으로 전체 과정이 0℃에 가까운 아주 낮은 온도에서 진행이 됩니다.

가열 과정’ 자체가 없으니까 가열 시간이나 냉각 시간도 필요 없고…

연구에 따르면 전체 공정 시간이 ⅓에서 ½ 정도, 혹은 평균 40% 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0℃에 가까운 낮은 온도이기 때문에 딱히 얼려버리는 게 아니라서 원료 성분들의 성능에는 변화가 없어요.
한 마디로, 열에 약한 원료의 효능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특히 열에 약한 식물성 추출물이나 순식물성 원료가 많은 공정일 수록 유리하겠죠? ^^

그래서 이 방법은 유독 화장품 뿐 아니라 쥬스나 음료 같은 식품 제조에도 많이 응용이 되고 있어요. 
그렇다고 CP가 살균 과정이 없다는 건 아니에요.

기존의 펄펄~ 끓이거나 뜨뜨~미지근하게 만들지만 않는 것이지 살균 과정이 없는 건 아니에요.

이 방법도 ‘다른 종류의 살균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거.

뭐, 우리가 원하는 건 ‘어떻게 살균했나’가 아니니까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죠…

 

CP의 장점은…

가열 과정이 필요 없으니까…

가열에 사용할 기구/장치도 필요 없고…

가열/냉각 시간도 필요 없으니 제조 시간도 줄고… 
가열에 의한 성분의 파괴나 효능 감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결국 제품의 단가도 낮출 수 있고…

나아가서는 에너지 쓸 때 생기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어서 결국 지구의 미래를 구하는 게 아니겠어?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그렇담 이렇게 단점이 많은 ‘가열’을 왜 하니?

 

하니…

 

그냥 만드는 걸 모두 CP로 하면 되겠네?

뭐, 그럴 수도 있…을까요?

호오..

 

화장품 원료인 에몰리언트(emollients)를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어떤 아이들이 에몰리언트라고 불리는가요?

 

그거야 일단, 오일…

네에~ 맞습니다.

쪼아~

 

에스테르…?

네에~ 그것도 맞고요…

쪼아~

 

버터나 왁스…

네에~ 맞습니다.

 

쪼아~

 자, 그렇다면 실온 혹은 실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쉐어버터나 비즈왁스가 들어간 유상층을 수상층과 섞을 수 있을까요? ^^

그냥 막 섞으면 될까요?

훗!

예를 들어, 크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유성(油性) 점증제는 거의 왁스나 버터의 형태입니다.

이 아이들은 가열하지 않고는 유화제와 섞기 힘들죠…

또 다른 예로 색조 화장품 중에서 립스틱을 들 수 있습니다.

재료인 왁스에 가열하지  않고 ‘색’을 고르게 섞기는 힘들겠죠? 

생각만 해도 지친다…

 

하지만, 아주 이상적인 CP에서는, 유상층-수상층을 따로 준비해 놓고는 한곳에 쏴~악 붓고 마구 섞어주면 끝!

 

정말 편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되자면, 실온에서 재료들이 '모두' 액체상태라는 조건이 걸려요… 

아무리 요즘 천연 화장품이 대세이고, 천연성분의 부드러운 왁스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기능성 원료-심미적 원료-마케팅용 원료와 고루 섞이기 위해서 가열 과정이 꼭 있어야 하는 거에요.

 

보통 이 과정을 그냥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실 수도 있는데, ‘가열 과정’은 그냥 하라니까 해야하는 과정이라기 보다 ‘물리적인 혼합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하는 것입니다.

화장품을 만드려면 ‘반드시’ 섞어 주는 과정이 필요하듯이 대부분의 경우에 ‘가열과정’이 필요한 것이에요.

그리고, 좀 더 깊이 가자면…‘화학적인 혼합/반응 과정 [마이셀(micelle) 형성]’을 돕는 수단의 하나로 생각하셔야 한다는 거에요.

기억이 안 나시면 여기를 클릭!

 

말로만 하니까 아직도 긴가민가 하시다고요…?

그럼 실제로 예전에 함께 만들었던 '봄순이 레시피 3'을 불러와 보겠습니다.
 

'봄순이' 레시피		비율 (%)
Water Phase	물	43.85
	글리세린	2.00
	위치헤이즐	25.00
Oil Phase	FCO	6.00
	스쿠알렌	6.00
	쉐어 버터	7.00
	세틸알코올	1.00
	IPP	2.00
	e-wax	5.75
Cool Down  phase	비타민 E	0.50
	에센셜 오일 (라벤다)	0.50
	방부제	0.40
TOTAL		100.00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들 하시나요?

아~주 새로운 레시피라고요?

뛝!!!

 

이쯤되면 이런 간단한 레시피 정도는 스윽~ 보시고 대강 얘랑 얘랑 얘가 수상층 원료고, 쟤랑 쟤랑 쟤가 유상층이고…저쪽 꼬마애들을 나중에 넣어주는 거구나~하고 예상하실 수 있어야 해요…

 

자, 아직도 안 늦었어요…

초급 공작실을 다시 읽어보세요~ ^^

 

지금 여기서 이 아이를 만들어 볼 껀 아니니까, 대강 ‘입’으로 만들어 볼께요~

 

1.       유상층과 수상층을 따로 계량해서 용기에 담아 둡니다.

2.       두 용기를 중탕하며 온도를 올려 약 20분 정도 가열합니다.

3.       유상층과 수상층을 천천히 섞으며 잘 저어줍니다.

4.       저어주며 온도가 떨어지도록 냉각해 줍니다.

5.       한참을 기다려서 어느 정도 온도가 떨어지면 ‘첨가상[cool-down phase]’의 원료들을 차례로 넣어주고 잘 섞어줍니다.

6.       실온으로 냉각시킵니다.

 

이젠 대강~ 기억 나시죠?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만약 ‘모든 재료가 액체 상태’라고 가정하고 CP를 적용한다고 생각하면…

큰 그릇에 몽창 때려넣고 휘휘~저으면 끝난다는 애기…

 

한 줄이면 끝나니 얼마나 간단해?

그죠?

이젠 확실히 다른 것을 아시겠죠?

 

오늘은 간단히 화장품 크래프팅에서의 콜드 프로세싱(cold processing)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렸어요.

하지만, 콜드 프로세싱은 여기서 설명 드린 것처럼 아주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극과 극’의 차이로 컨셉만 설명을 드린 거에요.

뭐, 이런 극과 극...?

 

여러분께서 화장품 크래프팅을 하시다 보면 언젠가는 ‘콜드 프로세싱’을 반드시 만나게 되실 꺼에요.

그 전에 ‘일반 프로세싱’과 ‘콜드 프로세싱’의 차이를 이해하시고 구별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단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자, 다들 즐거운 크래프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