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와이프하고 장 보며 사야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이거 하고저거 하고그거 하고글구 레몬이랑 소주랑 사야돼

 

저나 와이프나 술이란 거는 그냥 저녁 먹으면서 맥주 한 캔 나누어 마시는 정도라서 소주를 사야한다기에 무슨 음식 만드는데 쓰나보네~하고 지나갔습니다.

 

엊그제 퇴근하고 집에 가니제 엽호님이 왠 예쁘게 생긴 레몬을 박박 씻고 있더군요

제가 원래 레몬오렌지 같은 애들을 좋아해서 하나 먹어볼까 했더니 와이프가 다급히 숨기면서 이건 먹는 거 아냐!’라네요

 

 

 

이유인 즉슨지난 주의 어느 날 새벽

일찌감치 잠이 깬 저의 엽호님께서 이리저리 온라인의 바다를 헤엄쳐 다니다가, ‘소주레몬으로 만든 스킨 토너에 관한 포스팅을 봤다네요.

기미주근깨 없애고 피부톤을 밝게 해준다는 레몬 토너에 뿅간 와이프

그래서 그렇게 레몬이랑 소주를 ’ 사야한다며ㅋㅋㅋ

 

어쨌거나 저도 나름 수제 화장품 블로그 운영자인데

와이프가 허접하게 소주에다가 레몬즙 짜넣고 바르게 할 수는 없죠

 

..!!!

와이프를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뤠너의 이름은 리몬질로(LimonJinro)’라 불러주마

사실 제가 지은 창의적인 이름은 아니고리몬첼로(Limoncello)라는 술에서 따온 건데

알콜함량 35% 정도의 레몬맛 나는 이태리 술 이름이에요

 


하지만저는 진로 소주를 넣기로 했으니까 리몬진로’…^^

 

 

거참 단순한 놈

 

기본적으로 꼭 들어가야 할 원료들을 써 볼까요?


성 분 명 

정 제 수

레 몬 즙

소 주 (24%) 


레몬()이야 대표급 메뉴인 비타민 C를 비롯해서 비타민 A B, 갈슘에 구연산당질과 다양한 식물내 영양소(phytonutrients)가 많아 감기예방항산화 효과피로회복피부미용모세혈관 강화 게다가 노화방지 등등 팔방미인이죠

여기서 소주는 방부제의 역할과 동시에 피부에서 알코올이 휘발하면서 청량감을 더해 주는 컨디셔닝 효과를 위한 것입니다.

요즘 시판되는 소주는 알코올 함량이 너무 낮으니 24도 짜리를 준비하겠습니다.

원하시면 30도 내외의 담금주 같은 아이도 좋아요…^^

다만소주랑 알코올 함량이 다르니 계산을 잘 하셔서 레시피를 수정하셔야 합니다. ^^

 

35% 짜리 담금주로 한 경우의 레시피는 오늘의 숙제로 내 드리니까연습 삼아 한 번 수정해 보세요

답은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

 

 

숙제 싫어

 

하지만알코올이 피부의 유분기를 제거해서 자칫 건조해 질 수 있으니 보습제로 보완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사용할 아이는 소듐 PCA (sodium PCA, sodium pyroglutamic acid)라는 아이에요.

 

이 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사는 동네가 벌써 더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하고 구하기 쉬운 글리세린의 단점은 조금만 ’ 들어가도 끈적이는 느낌을 받기 쉽다는 거에요.

날도 더운데 씻고 촤~악 바르고 나면 끄~은저~억 해지는 거 그닥 달갑지는 않은 느낌이라서…^^

하지만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것이 글리세린이라면 글리세린의 양을 조금만 줄이시면 되니까 따로 구입하실 필요는 없겠죠

제가 사용한 레시피에서 보습제를 글리세린으로 바꿔서 그대로 사용하셔도 전혀 문제 없어요.

개인적으로 끈적이는 거에 민감해서 그러는 거니까…^^

 

우후웃~

 

그래도글리세린을 사용시에 양을 조절하겠다고 하시는 분들 꼭 있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이젠 아시죠?

만약 기억이 가물~가물~하시다면 여기를 다시 읽어주시고

  

생 레몬을 짜서 넣게 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상큼한 레몬의 향이 사라지게 됩니다.

아무리 마개를 잘 닫아 놓아도 말이죠

그래서 천연 레몬의 향도 배가시키고생 레몬즙의 보조적인 역할을 시키려고 레몬 에센셜 오일도 조금 넣을 꺼에요.

 

레몬()은 산성이라서 소량이 들어있다고 하더라도 민감한 피부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가하기로 했어요.

이번에 넣을 아이는 알로에 베라 (100배 농축)’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늘 잊지말라고 부르짖는 바로 그 아이!

네에방부제입니다.

 

하지만왠지 스킨토너에 일반 방부제를 넣자니 느낌이 좀

 

찝찝해

 

그래서 이번에는 천연 방부제인 미루나무 껍질 추출물(aspen bark extract)’을 사용할꺼에요.

이미 원료 중에 방부 효과가 있는 (에틸)알코올이 있으니 천연 방부제는 양을 조금 줄일 예정입니다.

 

이제 필요한 원료들을 다시 한 번 써보면 


성 분 명

기  능 

정제수 

용  매 

레몬즙 

미백 / 컨디셔닝 

소 주 (24%) 

방부 / 컨디셔닝 

레몬 에센셜 오일 

향료 / 컨디셔닝 

알로에 베라 (X100) 

컨디셔닝 

미루나무 껍질 추출물 (aspen bark extract) 

천연 방부제 


여기서 질문 하나!

 

다른 모든 성분들은 물과 잘 섞일텐데

레몬 에센셜 오일은 기름 성분이니 섞이지도 않잖아?

그렇다고 젤 형태라면 묻어있는 형태라도 될텐데그것도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 전 포스팅에서 살짝 말씀 드린 게 있었는데

이 포스팅 기억하시나요?

 

원료로 사용되었던 바닐릴 부틸 에테르의 대체 원료를 말씀드리면서 알려드렸던 건데

이걸 기억하신다면 여러분은 모범생!

 

 

천연 오일들은 알코올에 꽤 녹는답니다.

그래서 레몬 에센셜 오일을 미리 소주에 섞어서 잘 흔들어 녹인 다음에 섞어주면 되는 거에요. ^^

한꺼번에 많은 에센셜 오일을 넣으면 섞이지 않거나 뿌옇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몇 방울 씩 넣고 잘 섞어서 투명하게 되면 또 조금씩 더 넣어보세요.

당근 얼만큼의 소주에 얼만큼의 에센셜 오일이 들어갔는 지 따로 적어두셔야 겠죠?


지금 왜냐고 물으신 분들은 여기를 다시 읽어 보시고...^^

 

이제는 각 성분이 얼만큼씩 필요한 지 정하고 그냥 만들면 끝~!!!

아래는 제가 직접 사용한 레시피이니까 참고하시고


 Phase

성 분 명

기  능 

 함 량 (%)

1

정제수 

용  매 

11.90 

레몬즙 

미백 / 컨디셔닝 

40.00 

알로에 베라 (X100) 

컨디셔닝 

0.20 

 Sodium PCA

보습제 

5.00 

 2

소 주 (24%) 

향료 / 컨디셔닝

41.70 

레몬 에센셜 오일 

향료 / 컨디셔닝 

0.20 

 3

미루나무 껍질 추출물 

(aspen bark extract) 

천연 방부제 

1.00 

TOTAL 

100.00 


이 리몬진로의 알코올 함량은 약 10 %입니다.

제가 선택한 레몬-소주 스킨의 레시피는 소주 반에 레몬 반’ 정도 넣는데그런 비율일 경우 알코올은 대략 10% 내외 정도이기 때문이죠…^^

 

오늘은 여기까지!

저의 엽호님의 요청에 따라 레몬과 소주에서 이만큼까지 레시피를 확장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저였다면 어떤 원료를 왜 이만큼 넣었을까 한 번 생각해 보시고

또 여러분이 레시피를 만든다면 어떤 아이를 얼만큼 넣을까를 정해보세요.

그리고제일 중요한 것은 그대로 한 번 만들어 보는 거에요.

머릿속에서 아무리 백 번천 번 피라미드를 짓고에펠탑을 짓고잠실 주경기장을 짓고 허물어 봤다고 해봐야 이론일 뿐입니다.

모래밭에서 직접 지어본 두꺼비집의 경험 조차 모를테니까요


두꺼비집

 

다들 즐거운 크래프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