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믹스 많이들 드시죠?

한동안 김태희 커피네, 이나영 커피네 했던 걸쭉~하니 다방커피 맛 나는 거 말이죠…

꿀가루라고 들어보셨나요?

꿀을 분말형태로 만들어서 설탕처럼 타 먹을 수 있는 거 말이죠…

또 뭐가 있을까?

라면 스프, OO맛 다시다, 가루 분유…

얘네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그렇죠!!!

‘건조(乾燥, dry)’ 또는’탈수(脫水, dehydration)’시킨 애들이라는 거죠…

한 마디로 ‘물’만 빼버렸다는 거…

그렇다면, 과연 ‘건조된 물’이라는 게 있을까요?

참 편하고 좋을텐데…아래 사진처럼요…ㅎㅎ

건조된 물이 들어있는 빈 통이니, 1 갤런(약 3.8L)의 물이 생길 때까지 휘휘~ 저어라?

출처: EraPhernalia Vintage

참고로 이 제품을 ‘Bernard Food Industries, Inc.’라는 곳은 ‘스윗앤로우(Sweet'N Low)’라는 설탕 대용 감미료를 만드는 회사고요, 더 놀라운 건 이 ‘제품’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점!!! (U.S. Patent Office Trademark No. 898826)

이 회사 웹사이트에 떠~억하니 성분표, 다양한 사용법과 ‘GLUTEN FREE’까지…ㅋㅋㅋ

한국에 봉이 김선달이 계신다면, 미국에는 버나드 씨가 계시다는…ㅋㅋ

그런데 ‘건조한 물’이라는 게 더이상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글을 또하나 발견해서…

오늘의 주제는 이름하야~액체구슬(liquid marble)!!!

진정한 의미의 ‘건조된 물’과는 다르지만…^^

‘액체 구슬’이라는 건 말 그대로, 어떤 액체 방울이 혐수성 (嫌水性, hydrophobic 또는 water-repellant 또는 물을 겁나게 싫어하는) 성질을 가진 껍질[막]로 쌓여있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물풍선’을 생각하시면 되는데…그림으로 보면 대략 이런 느낌.

Hydrophobic particles coating a water drop.

출처: naturesraincoats.com.

이 ‘껍질’이 액체방울을 보호해서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손실을 막아주게 되는 것이죠.

이 ‘물풍선’은 이동이 간편한 만큼 그 안에 있는 액체 또한 쉽게 운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하지!

이 ‘액체구슬’이라는 애들이 2001년 프랑스의 과학자들 (Pascale Aussillous과 David Quéré)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혐수성인 ‘석송자 (石松子, lycopódium pòwder)를 관찰하며 이 현상을 발견했다는데…

Stephen Fry demonstrates the properties of hydrophobic sand.

문제는 이눔의 ‘석송자’가 뭔지 영~

찾아보니 ‘석송의 어린 홀씨를 모은, 옅은 노란색의 가루’라는데…무슨 소나무 꽃가루 인듯 한데 도대체…

아래 링크 걸어놓았으니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고…아마 대부분 안궁금하실 것 같네요. ㅋㅋ

암튼, 이 석송자 가루를 물에 붓고나서 어떤 물체를 물에 넣었다가 빼면 표면에는 석송자 가루가 묻어있지만 물에는 완벽하게 ‘방수(防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에요.

두 사람은 이 사실로부터 ‘가루에 쌓인 물방울은 더이상 표면에 붙지도 않고 오히려 표면에서 튕겨지거나 굴러다닌다’라는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This is what happens if you coat your finger in superhydrophobic powder and dip it in water.

사실 액체구슬은2001년에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그 이전에 어떤 특정한 가루에 물을 섞으면 ‘건조된 물 (dry water)’’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968년에Evonik Degussa라는 독일 화학제품 제조자가 최초의 ‘건조된 물’의 특허를 냈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건조된 물’과 소량의 오일로 새로운 형태의 크림을 발명해 내었습니다.

뭐, 지금까지 Evonik Degussa가 ‘건조된 물’과 그 유사특허를 소유하고 있다네요.

이 제품은 피부에 바르고 문지르게 되면 액체구슬 안의 액체가 흘러나와 번들거림 없이 펴바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당연히 거의 대부분이 ‘물’이니 번들거림이 있을 수 없죠…

게다가 극히 소량의 오일만 사용했기 때문에 ‘오일프리 (oil-free)’나 마찬가지라서 민감성 피부거나 오일이나 에멀젼을 피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것이죠.

다만, 많은 종류의 화장품에서 사용되기는 시기상조이라지만 파운데이션 같은 메이크업과 헤어 제품에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다네요.

출처: Nature Publishing Group.

위의 사진의 하얀 가루의 정체는…95%가 액체인 ‘마른 물’입니다.

지금도 ‘액체구슬’에 대한 실용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센서 쪽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네요.

에드워드 보마센코(Edward Bormashenko)라는 이스라엘 과학자는 수질오염 모니터링하는 데에 액체구슬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중입니다.

연구의 요점은 불소중합체(fluoropolymer)로 쌓인 물방울을 물 위에 풀어놓았을 때, 어떤 오염원(pollutant)이 들어오게 되면 액체구슬의 껍질이 파괴되어 버려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는 거…

또, 웨이 쉔(Wei Shen) 박사는 액체구슬에 가스는 쉽게 투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진단시약을 혐수성 가루에 입혀서 액체구슬을 만들어 암모니아와 염산가스를 검출하는 연구라네요.

아래 사진처럼 암모니아 가스에 노출되면 분홍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한다는…^^

출처: 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

그밖에도 여러 방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머지않아 알코올에 반응하는 화장품이 나와서 혈중알코올 농도가 일정수치 이상되면 얼굴에 바른 로션의 색이 파랗게 된다던지…

몸에 바른 선크림의 색이 초록색으로 변해서 다시 덧발라줘야 될 때를 알려준다던지…

그런 다양하고 특이한 방법으로 화장품에 이용되지 않을까 싶네요.

자,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다음 포스팅에서 뵙기로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