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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12 ’천연’이라 불러다오~: part 1

’천연’이라 불러다오~: part 1

Posted 2015. 11. 12. 09:36

요즘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가구식재료의류

모든 분야에서 내츄럴(natural)’이라는 컨셉이 대세입니다그죠?

 

그럼 우리처럼 화장품 크래프터에게 내츄럴’ 화장품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예전 포스팅에서 잠깐 짚고 넘어간 적이 있죠.

 

내츄럴(natural)’을 굳이 우리 말로 바꿔 보자면 자연’ 혹은 천연’ 이라는 말일텐데

과연 우리가 머리 속에 그리는 그런 자연 화장품’ 혹은 천연 화장품은 어떤 아이들일까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보통 내츄럴 화장품을 생각하시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특정 브랜드이거나, ‘에코서트(ecocert)’나 미국 농무부(USDA) 같은 몇몇 인증 기관의 로고들을 떠올리시는 분이 대부분이실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심지어 초록색의 나뭇잎과 꽃그리고 흙과 물 같은 이미지만을 떠올리실 수도 있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을 마케팅의 승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전세계 어느 나라어느 정부에서도 내츄럴(natural)’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태입니다.

 

몇몇 유명한 제 3의 인증 기관의 기준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는 거죠.

유명한 프랑스의 에코서트(ecocert)’, 영국의 소일 어소시에이션(soil association)’, 유럽의

국제 유기농 화장품 및 천연 화장품의 인증 기준(COSMOS)’ 등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인증 기관은 자체규범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요.

쉽게 말하면자체적으로 우린 이런 저런 거 쓰지 않기로 해요~”라던지

이런 거 저런 거만 쓰면 우리가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줄께~”라는 거

그렇게 안한다고 에코서트에서 잡아가지 않아요놀라지 마세요…^^

 

 

여기서 잠깐!

내츄럴(natural)’과 올개닉(organic)’의 의미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니되오~

 

유럽과 미국 뿐 아니라많은 국가들이 올개닉(organic, 유기농)’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미국의 경우, ‘USDA 올개닉’ 인증은 농무부의 국가 올개닉 프로그램(USDA National Organic Program)에 의해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어요.

그 프로그램에 의하면비료의 종류살충제의 종류유전자 조작 품종(GMO)의 여부방사선 조사 등등 엄청 까다롭고 철저한 조사와 감독하에 관리되고 있어요.

 

그러니 일단 ‘USDA 인증을 받았다라고 하면 안심은 할 수 있다는 거죠…^^

대충 올개닉’ 제품은 내츄럴’ 제품일 수도 있지만, ‘내츄럴’ 제품은 올개닉’ 제품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시면 될 듯

 

그렇다면잘 만들어서 다들 USDA 인증 받으면 되는거 아냐?

거 쉽네~

 

말이야 쉽죠

하지만실제로 미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중 ‘USDA’ 인증을 받은 화장품은 그닥 많지 않다는 거

왜 그런지는 더 읽어 보시면 알게 되실테니 이만

 

 

먼저 내츄럴’ 화장품에 대해 깊이 들어가보기 전에...

우리가 갖고 있는 몇몇 선입견을 버려야 해요

 

일단, ‘식물성이 아니다라고 하면 무조건 내츄럴이 아냐라고 생각하는 점

물은 식물성이 아니지만내츄럴이죠게다가 몇몇 광물성 원료들도 내츄럴입니다.

게다가 소수이기는 하지만합성원료도 허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가공한(processed) 원료는 내츄럴이 아냐라고 생각하는 점

끓이고 짝내고 하는 등의 물리적 가공법은 허용되고 있고요

몇몇 화학적 가공법도 많은 인증기관에서 허용하고 있습니다.

 

내츄럴은 무독성(non-toxic)이야라고 생각하는 점

오히려 내츄럴 성분은 잠재적 독성에 대한 연구가 합성 원료보다 부족할 수 있어요.

 

내츄럴이면 글루텐 프리(gluten free)가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는 점

서양인에 비해서 한국사람들 중에 글루텐에 과민반응 보이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내츄럴은 케미칼 프리(chemical free) 제품이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점

화학이 전공인 제게는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거

 

 

사람의 몸도 화학(chemical) 성분으로 되어있는데그럼 우리는 내츄럴이 아닌거죠ㅠㅠ

어쨌거나 이 문구는 말도 안되지만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뿐 입니다

 

천연 화장품이라고 나와 있는 제품의 전성분표를 들여다 보면

이 사람들이 과연 천연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나 있는가 싶은 게 많아요..

 

그렇다면 천연 화장품은 다 비슷한 걸까요?

아니면천연 화장품에도 ()’이란 게 있을까요?

 

당연하지!


 

제가 배운 천연 화장품의 단계(tier)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일반’ 화장품
  • 무늬만’ 천연 화장품
  • 달린 천연 화장품
  • 유기농’ 화장품
  • 완전’ 천연 화장품


먼저오늘은 기존의 일반’ 화장품과 무늬만’ 천연 화장품에 대해서 살짝 알아볼까요?

일반’ 화장품

이건 뭐 설명이 필요 없겠죠?

 

 

다음은 무늬만’ 천연 화장품[greenwash products]입니다.

아마 지금 천연 화장품이라고 팔리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꺼에요.

 

화사한 파스텔톤인 부드러운 색상의 제품

향긋한 풀내음이나 과일의 향혹은 마치 깊은 숲속의 아침에서나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깊은 나무의 향

에코..’ ‘내츄라…’ 혹은 내츄럴…‘ 같이 이름만 들어도 천연의 이미지가 팍팍 느껴지는 이름

녹색으로 싱그러움을 더한 포장 용기나 포장지

전성분표에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왠지 믿음직해 보이는 천연 성분’ 몇 가지

이건 '완죠니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얏~

 

 

과연 그럴까요?

이 범주에 속하는 제품은 말 그대로 은 일반 화장품 그대로이지만추가된 몇 가지 눈에 띄는’ 천연 성분 몇 가지와 포장으로 만 번지르르하게 바뀐 녀석들이지요.

이 녀석들은 말 그대로 일반 화장품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아이들이죠.

 

예전에 올린 포스팅에서 마케팅용 성분에 대해 말씀 드린 적이 있지요?

다시 한 번 읽어 보시면 왜 마케팅용 성분이 중요한 지 이제는 더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꺼에요.

그런데이 아이들이 기존 제품과 별반 다른 거 아는 사람이 많은데도 왜 아직도 무늬만 천연 화장품이 잘 팔릴까?

 



 

결론은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만들기 쉽고이미 잘 알려져 있던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지도가 있어 판매하기도 쉽고…’순수한’ 천연 화장품보다 훨씬’ 효과가 좋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볼까요?

가장 쉬운 예로 제 책상 위에 놓여있는아비노(Aveeno) 데일리 모이스쳐라이징 로션 (Daily Moisturizing Lotion)’을 들 수 있어요.

 

 

저는 아비노와 일체의 이해관계가 없고어떤 나쁜 마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포스팅은 여러분께 저의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쓴 것일 뿐 제품이나 회사를 선전하거나 폄하하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아셨죠?

 

이 로션의 용기는 밝은 베이지색 바탕에 밝은 갈색으로 귀리를 그려 놓았고요

천연 오트밀 콜로이드(with natural colloidal oatmeal)”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는군요

용기 뒷면의 레이블에는 아비노의 액티브 내츄럴®(Active Naturals®)” 성분이 피부의 건강을 되찾아 준다는 문구도 있고

레이블 전후면의 곳곳에는 녹색으로 장식이 되어 있군요

보고 있으면 아한 입 먹어도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기 까지ㅋㅋㅋ

 

..!!!

전성분표를 보시면

 

정제수글리세린디스테아릴디모늄클로라이드페트롤라툼이소프로필팔미테이트세테아릴알코올디메치콘귀리가루 ,벤질알코올소듐클로라이드

 

라고 되어있죠.

 

 

예전 포스팅에서 이 제품에 대해선 이미 설명을 드렸다시피

여기서 확인하세요~ 

 

천연 성분이라고 하는 귀리 가루라던지…’액티브 내츄럴이 있으면 뭐하냐고요

이 로션의 유효 성분은 디메치콘(dimethicone)이라는데

게다가 디스테아릴디모늄 클로라이드도 있고이소프로필 팔미테이트도 있는데 말이죠

 

특히 페트롤라툼은 유해성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모든 천연 화장품 인증기관에서 허용되지 않는 성분이에요.

그렇다면 이 제품은 과연 천연일까요?

 

네에맞아요

무늬만 천연 이잖아요. ^^

 

 

그런데도 어떻게 아직 잘 팔리고 있냐고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제품이고

알려져 있는 만큼 효과[보습 효과]도 검증이 되어있고

제조사인 존슨앤존슨 입장에서는 제조비용이 적게 들어가니 좀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고

다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검증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잘 팔릴 수 밖에요

 

이제 왜 천연 화장품이라고 알고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런 녀석들인지 아시겠죠?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그래서 전성분표를 보는 습관이 엄청 중요하다고 또 한 번 말씀 드릴수 있는 거에요. ^^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에서 나머지 화장품들을 알아보기로 하죠.

 

 

다들 즐거운 크래프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