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대단한 모이스쳐라이져를 만들어 볼 꺼 같죠?

이거 하나 바르고 자면 다음날 17살 생일로 돌아가 있을 것 같죠?

글쎄요영화라면 모를까

 

17 again

 

...

오늘도 역시 크래프팅이 아니라 이론편입니다.

 

~

 

실망이야~

 

그럼 질문 하나 해볼까요?

 

 

모이스쳐라이징(moisturizing)과 하이드레이팅(hydrating), 혹은 하이드레이션, hydration)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꺼에요. 

그런데 이 두 아이들의 차이점이 무얼까요?

 

분명히 같은 뜻은 아닌데

그동안 써왔던 걸 생각해 보면 비슷은 한데

말로 표현이 안되네

 

표현할 방법이 없네

 

사실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가 않아요.

그렇다면, 이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아시는 분?

 

아마도화장품 마케팅을 하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쓰지 않을까 싶네요.

비슷하면서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정확한 의미를 딱히 꼬집어 말하기도 어려운 그 아이들

마케팅에서는 그만큼 매혹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요?

 

때로는 사전적인 의미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에서 벗어난 사용을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서 오늘의 주제를 모이스쳐라이징(moisturizing)과 하이드레이팅(hydrating)’으로 정해 보았어요.

그러니 그냥 따라들 오시도록~ ^^

 

아시겠슴까?

 

경피 수분 손실(transepidermal water loss, TEWL) 기억하시죠?

, 기억 못하셔도 괜츈습니다

지금이라도 눈여겨 보시면 되니까요

그 의미는 우리 피부 표면을 통해서 얼마나 수분을 잃어버리느냐~’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 드렸어요.

 

다시 말해서, 경피 수분 손실(transepidermal water loss, TEWL)높다는 것은 피부를 통해 잃어버리는 수분이 많다는 것이고결국 피부가 건조해 진다라는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이웃이신 MINI님이 말씀하신 걸 생각하다보니 떠올라서 써봅니다.

만약 극건성 피부고 바세린을 바르거나 좋다는 천연 오일을 발라도 건조한 피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피부에 습기 자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로션 바(lotion bar), 바디버터 같은 무수(無水, anhydrous, 수분이 없는) 제품은 효과적인 보호막을 만들어 주어서 수분 손실을 잘 막아주긴 하지만

원체 건조한 피부에는 별도의 수분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별 도움이 없어 보이는 거에요.

해결법은 간단한 샤워나 세안 후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이런 제품을 바르면 됩니다.

 

그럼, TEWL을 낮추면 피부가 촉촉해 지는거야?

그렇죠….그러니까 TEWL을 낮추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죠

 

예전에 화장품 원료의 용도에 따른 구분을 말씀 드릴 때, 기능적(functional)-심미적(aesthetical)-마케팅용(marketing) 성분이 있다고 했었죠?

 

왜 내 화장품엔 그렇게 많은 성분이 들어있을까?

 

그 기능적(functional) 성분 중에 TEWL과 연관된 성분들을 살펴볼께요.

 

먼저, 지난 번에 알아본 밀폐제(occlusive agents)’

밀폐제는 물이 통과할 수 없는 혐수성(嫌水性, hydrophobic) 막을 만들어서 피부를 통해 잃어버리게 되는 수분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기억들 하시져?

 

허걱~

 

참고로

수 많은 버터 종류들과 에스터(esters) 들이 밀폐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단 세 아이들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 부터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이름은 디메치콘(dimethicone), 코코아 버터(cocoa butter), 그리고 알란토인(allantoin)입니다.

참고들 하시고요…^^

 

다음으로는

연화제(에몰리언트, emollients)입니다.

많이들 들어보셨죠? 얘도 제대로 뜻을 알고 계시는 분 많지 않을꺼에요…^^

연화제는 피부의 유연성과 매끄러움을 증가시키고, 부가적으로는 피부와 점막의 진정작용을 돕는 물질입니다. (Cosmetic Dermatology: Practices and Procedures)

각종 오일들과 버터들, 에스터들을 아우르는 아주 포괄적인 의미죠

의미상으로는 연화제에 밀폐제가 포함된다고도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습윤제(humectant)

우리가 대개 보습제로 알고있는 ‘humectants’라는 단어가 사실 습윤제입니다.

피부를 촉촉하고 윤기있게 해주는 물질이라는 거죠.

이 아이들은 달아나는 수분을 붙잡고 놔주지 않는 특징이 있어요.

 

 

습윤제가 왜 중요하냐?

그건 바로 얘네들이 피부에서 뛰쳐나가려는 수분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있는 수분까지도 피부로 끌어당겨 붙잡는 성질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 피부를 충분이 젖게[수화(水化 ), hydrating]’ 해준다는 거

 

 

하이드레이팅(hydrating)’이라는 건 우리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될 듯

 

습윤제는주위 환경으로부터 수분을 피부쪽으로 붙잡아 당기는아이들이고

밀폐제는 피부로부터 주위 환경으로 나가는 수분을 못 나가게 가두어 막는아이들입니다.

연화제는 우리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죠.

 

이 세 아이들은 마치 노래 속의 한 집에 살고 있다는 그 귀여운 세 마리 곰 가족처럼 한 집에서 밖의 물은 끌어 당기고있는 물은 가두어 막고피부를 부드럽고 매끄럽게 해주고

그야말로 이상적인 경우죠

 

그럼, 모이스쳐라이져(moisturizer, 보습제)는 뭐하는 아이죠?

이 아이 역시 TEWL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까지는 같지만, 조금 더 나아가서 우리 몸 자체의 보호막 재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which facilitates the body's own barrier repair mechanisms" Lippincott's Primary Care Dermatology, p.30).

 

다시 말하면, 보습제를 쓰면 우리 몸 자체에서 만들어 놓았어야 할 보호막이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발라주면 우리 몸이 자체적으로 보호막 수리를 하는 동안에 대신보호막의 역할을 해 준다는 거죠

 

그럼 어떤 제품이 보습제라는 걸까요?

우리 피부와 외부 환경에 보호막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습제라고 할 수 있어요.

 

 

꼭 왠지 있어보이는 예쁜 병에 온갖 종류의 좋다는 추출물들과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요~상한 천연오일이 들어있어야 보습제가 되는 거 아니에요.

각종 로션, 크림, 바디버터심지어 빵에 발라먹는 버터나 휘핑크림 등등 어떤 것도 일단 보호막을 만들 수만 있다면 보습제인 거에요.

 

한 가지 유의하셔야 할 점은 성분 중에 연화제(emollients)가 없어도 보습제가 될 수 있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오일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토너라도 알란토인이 들어있다면?

네에~

이 아이도 보습제가 될 수 있죠

왜냐고요?

 

 

알란토인이라는 아이가 바로 FDA에서 인정한 보호막 성분이기 때문이죠.

위에서 말씀 드렸죠?

 

그럼 모이스쳐라이져는 그냥 물에다가 알란토인만 넣어도 되잖아?

 

값도 싸잖아

 

근데 왜 무슨 녹차 추출물에알로에 즙에하이드로졸이니그런게 왜 들어가지?

괜히 비싸게 팔려고 그러는거지?

글쎄요

 

보습제는 단지 보호막만 만들기 위한 게 아니에요.

대개 보습제에는 밀폐제-연화제-습윤제를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어서 특유의 보호막을 만드는 역할 외에도 피부 진정이라던지피부를 좀 더 부드럽고 매끄럽게 해준다던지염증 반응을 낮춰주는 등등의 각종 효과를 함께나타내기 위해서 여러가지 원료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알았어

 

그런 거였군

아직 좀 헷갈리니까 보습이랑 수화랑 뭐가 다른지 정리해 봐

보습(moisturizing)은 밀폐제(occlusive agents)나 연화제(emollients)를 이용해서 피부 바깥 쪽에 물이 통과할 수 없는 막(barrier)을 만들어 몸 안의 수분을 가두어 수분의 손실을 막는 것을 말하고요

수화(hydrating)는 습윤제(humectant) 같은 아이들을 이용해서 수분을 피부에 잡아 두는 것을 말하는 거에요.

 

습윤제나 수화 단백질 같이 물을 잡아두는 성분과 밀폐제, 그리고 유화제가 조화를 이루어내는 제품이 가장 아주 이상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가지고 계신 모이스쳐라이져의 성분표를 보시고 밀폐제-연화제-습윤제를 구별해 보시는 것도 나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오늘은 크게는 보습(moisturizing)과 수화(hydrating)

그 외에는 밀폐제(occlusive agents), 연화제(emollients)와 습윤제(humectant)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이런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말인지 잘 아실 수 있을테니 화장품 광고를 보실 때마다 눈여겨 보시는 것도 재미있겠고요…^^

 

다들 즐거운 크래프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