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슥~ 문질러 닦아내면 되는 그런 거…: 후편
Posted 2015. 12. 25. 02:39아…연말이 되니까 회사에서 마쳐야 되는 일들이 너무 많네요…ㅠㅠ
지난 포스팅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인 ‘러쉬(Lush)’의 ‘나인 투 파이브(9 to 5) 클린징 로션’을 가지고…
전성분표에 있는 원료성분의 역할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예상되는 함량에 따라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이 름 |
역 할 |
정제수 |
용 매 |
스위트 아몬드 오일 |
에몰리언트 (emollients) |
스테아릭 애씨드 |
유화제 겸 점증제 |
덴드로븀 꽃 추출물 |
추출물 |
에버라스팅 추출물 |
추출물 |
일랑일랑 꽃 오일 |
에센셜 오일 |
트리에탄올아민 (TEA) |
pH 조절제, 알칼리 |
세테아릴 알코올 |
유화제 겸 점증제 |
향료 |
향료 |
메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
방부제 |
오늘은 이 ‘나인 투 파이브 클린징 로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할께요.
자, ‘클린징 로션’이라고 되어있는 이 제품의 전성분표에는 ‘클린징’을 위한 한 가지가 없어요…
그건…’계면활성제(surfactants)’
헉…계면활성제?
헉!
아직도 ‘계면활성제’하면 무조건 나쁜 아이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계면활성제’라는 커다란 분류 안에는 꼭 머리 속에 그려지는 ‘공업용’ 혹은 ‘유독성 물질’이라는 이미지 말고도 화장품의 유화제나 비누, 심지어 요리에 쓰이는 많은 성분도 넓은 의미에서 ‘계면활성제’에 포함이 됩니다.
예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화학성분’이 나쁜 게 아니라 ‘몸에 안좋은 화학성분’이 나쁜 것처럼 계면 활성제 역시 용도와 재료에 따라 안전하고 좋은 천연도 있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몸에 나쁜 아이들도 있는 거에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여기서는 간단하게 ‘비누 성분’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계면활성제는 피부에 들러붙은 ‘기름때를 제거[클린징]’하기 위해서 필요한 성분인데 따로 첨가되어 있지 않고…
그렇다면 유화제가 그 역할을 하는 걸까?
글쎄요…
스테아릭 애씨드와 세테아릴 알코올은 다른 제품에서 어느 정도 유화제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제품에서는 유화제로서라기 보다 점증제와 컨디셔닝제의 역할로 사용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HLB를 따져 본다면, 스테아릭 애씨드의 HLB는 15.0, 세테아릴 알코올의 HLB가 15.5이니…
낮은 HLB를 가진 유화제 없이 이 두 가지만 가지고는 유화를 제대로 시킬 수 없잖아요.
이게 뭔소린지…
지금 속으로 ‘이게 뭔소린지…’하신 분들 있죠?
이쯤에서 HLB가 아리까리 하신 분들은 제가 올린 HLB를 다룬 포스팅 다시 한 번 읽어보세요~ ^^
그럼 도대체 이 제품은 어떻게 클린징을 하는 거냐고요?
여러분들 벌써 알고 계실텐데요?
이건 또 뭔소린지…
여기의 ‘뽀인뜨’는 바로 전에 함께 만들어 보았던 오일 클린징 메쏘드(oil cleansing method, OCM)를 응용했다는 거에요.
이제 왜 제가 뜬금없이 OCM을 포스팅 했었는지 아시겠죠? ^^
그런데 오일 클린징으로만은 화장 지우는 거 좀 ‘약하다’고 그랬잖아?
겨우 그거 가지고도 클린징 효과가 제대로 나는 거였어?
아뇨…또 다른 트릭이 있어요.
아~놔~ 장난하냐...
이 제품에는 비누성분이 없으면서 비누의 역할을 하게 하는 트릭이 있어요…
비누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기름’과 ‘양잿물(강알칼리)’를 섞는 거…아시죠?
이 제품의 또다른 트릭은 바로 ‘스테아릭 애씨드와 트리에탄올아민(TEA) 콤보’라는 거에요.
스테아릭애씨드는 비누의 경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원료 중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서 ‘비누의 원료’이기도 하다는 거죠…
그리고, 트리에탄올아민이 ‘강한 알칼리’라는 거 다들 알고계시죠?
강알칼리와 기름이 섞이면 뭐가 생길까요?
그렇죠…바로 ‘비누’입니다. ^^
이 트리에탄올아민과 스테아릭
애씨드(stearic acid)는 함께 섞여 ‘비누화(saponification)’를 일으키는 목적으로 사용된 아이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따로 계면활성제를 첨가하지는 않았지만, ‘TEA-스테아릭 애씨드 콤보’가 ‘비누’를 만들어서 유화제/계면활성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에요.
그렇다 보니 여기서 사용되는 TEA의 양은 우리가 카보머 젤을 만들때, pH를 높이기 위해 아주 ‘초큼~’만 사용한 거에 비해서는 많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우리가 알고자 하는 건 ‘어떤 메카니즘으로 클린징을 하는가’이지 ‘콤보의 비율’이 아닌데다가…
그건 제조사인 러쉬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낸 것이니 레시피 복제는 생략합니다.
생략한다…
정리하자면…
‘러쉬(Lush)’의 ‘나인 투 파이브(9 to 5) 클린징 로션’의 클린징 메카니즘은 기본적으로 ‘오일 클린징 메쏘드(oil cleansing method, OCM)’와 ‘비누화(saponification)’ 반응을 응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
여러분이 직접 만들어 보시고 싶으시다고요…?
네에~ 해 보시면 되죠…^^
이쯤되면 눈치 빠른 분들은 벌써 한 마디씩 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저기 말이지…몸에 안 좋다는 트리에탄올아민을 다른 비슷한 걸로 바꿔도 되지 않을까?
맞아요…
저는 수산화 칼륨(KOH)이나 수산화 나트륨(NaOH)를 권해 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증류수, FCO, 스테아릭 애씨드와 세테아릴 알코올, 그리고 수산화 나트륨만으로 테스트 샘플을 만들어 본 거에요.
여러분도 원하는 적당한 비율을 찾으시려면 아마도 양을 조금식 늘리시거나 줄이시면서 테스트를 많이 해보셔야 할꺼에요…^^
여러분은 지금 고급 화장품 공작실을 읽고 계시니 레시피는 생략합니다.
한 가지 유의하셔야 할 점은…
이런 클린징 제품은 항상 마지막 pH를 측정하셔서 중성에 가깝게 만드실 수록 피부 자극이 덜하다는 거…
단, 알칼리에서 중성을 지나 산성에 가까울 수록 세척력이 떨어진다는 게 함정….
어쨌거나, pH가 너무 알칼리성이라면 구연산(citric acid)를 물에 녹여서 ‘아주 초큼~’씩 더해가면서 조절하세요…
구연산도 없다면 비타민 C 가루를 물에 녹여 사용하셔도 되고요…^^
그런데, 피부에는 ‘약산성’이 좋다고 많이 넣어서 너무 산성으로 가면 어느 순간 유상층이 휘익~하고 ‘떡반죽’으로 변해 버려요.
이때가 바로 ‘완죠니 망했다’는 증거…ㅠㅠ
망했다…
이래서 모든 게 ‘적당’한 게 좋은 거에요… ^^
아셨죠? ㅋㅋㅋ
자, 오늘은 여기까지!
아마도 이 아이가 올해의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 같네요.
아시다시피 전 ‘NO 출근 = NO 포스팅’이니까요…
하지만, 혹시 모르죠…긴 연휴가 지겨워 포스팅 하나 써서 올릴지…ㅋㅋ
훗훗~
다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연말에 과음하지 마시고…
가족들과 따뜻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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